6월, 2021의 게시물 표시

불안하니까 말을 하고 싶네

아니 원래 오글거리는 생각들 글로 적어서 표현하고 그런 거 좋아하는데 혼자 끄적거리기만 하고 보여줄 순 없으니까 감춰뒀는데, 여기서는 아무도 안 보니까 혼자 떠들어도 될 것 같네. 애초에 이 블로그로 들어오는 방법이 있나? 좋은거 하나 찾았다. 네이버 블로그는 사실 너무 공개적이라 많이 부담스러운데 여기서는 진짜 솔직하게 떠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지금 사람들이 보고 싶은데 누가 보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고, 내 불안함을 덜어줄 사람이 옆에서 내 얘기좀 들어줬으면 좋겠어. 물론 나는 엄청 비관적이고, 우울하고, 발전없는 얘기만 할 거니까 그런 거 다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근데 그런 사람은 절대 없지. 나도 그건 싫을듯. 음 아마 2~3명은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 진지하게 들어줄지 지치지 않고, 질리지 않고 들어줄지는 잘 모르겠네. 인생에서 내 불안함을 들어줄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진짜 성공한 인생일 것 같다. 근데 사실 그전에 내가 불안하지 않은 사람으로 바뀌고 싶긴해. 솔직히 음울한 건 나도 싫어. 우울함이 나한테 힘이 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게 그렇게 긍정적이진 않은 것 같거든.  나를 망쳐놓고 안으로 더 가둬두는 것 같아. 일단 내일은 즐겁게 친구들 만나고, 고민은 잠시 접어둬야지. 방해되지 않게.    

내리막

올라가는 동안 얼마나 바랬던가 이 순간이 지나면 곧 찾아올 안정을 보상처럼 기다리고 바랐다. 숨을 고르는 순간에 비로소 무릎을 굽힐 수 있었다. 이제 쉴 수 있겠구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내가 힘들게 이곳까지 올라온 이유 같았고 보상 같았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저물었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었다. 날 쉬게 해줬던 곳은 위험한 낭떠러지가 되었고 아름다운 풍경은 칠흑같은 어둠에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려가야 했다. 원하지 않아도 그래야만 했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내려가는 건 목표를 향해 오르는 것보다 무섭고 힘들었다. 발밑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불안 오를 때 보다 빠르게 소진되는 체력 무너질 것처럼 흔들리는 다리 결국 주저 앉았다. 끝내 내려가지 못하고 어둠 속에 숨을 죽여 조용히 묻혀졌다. - kimwander

나로부터

 낯선 너희들을 위해 내가 먼저 웃어야지 내가 먼저 양보해야지 내가 먼저 베풀어야지 내가 먼저 손 내밀어야지 호의를 보이면서도 오해는 없게 해야지 나로부터 서로의 호감을 만들어야지 너희가 날 좋아할 수 있도록 그렇게 아무리 다짐하고 노력해도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 그것마저 나로부터 시작되는 문제겠지 - kimwander

공백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에 서있었다. 그렇게 남겨진 기분은 어떨까 늘 그렇듯이 주먹을 꽉 쥐게 한다. 마음을 덮치는 슬픔에 동요하지 않기 위함이다. 자신의 선택이기도 했지만 강요된 선택이라고 느꼈다. 왜 이곳에 남게 되었는지 그건 모두의 탓이라고 느꼈다. 그는 더 이상 이곳에서 아무런 존재가 아니다. 얹어졌다 사라지는 것에 불과할 뿐 속한 존재는 아니다. 그러니까 그는 그냥 공백과도 같은 것이다. 건너뛰게 되는 텅 빈 곳. - kimwander

지각

학창시절 공부를 못해도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있는 상 개근상 나는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인생에서 성실한 순간이 단 1년도 존재하지 않았다. 고작 몇 분씩 늦었던 지각이 쌓여서 이미 내 인생은 한참이나 뒤에 있었다. 참 민망한 삶이다. - kimwander

냉장고

 상하지 않게 잠시만 보관할게요 아니, 차라리  영원히 그 안에서 예쁘게만 남겨 둘게요 우리 이대로 조용히 이별할까요 - kimwander

서랍

 숨이 죽은 감정을 부풀린다 긴 잠에서 깬 추억은 속깊은 곳에서부터 파도를 밀고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파도에 그대로 휩쓸린다. 잠긴채로 발버둥도 치지 않고 나를 조이게 내버려 둔다. 이상했다 아무리 너를 꺼내봐도 나는 도무지 죽지 않았다. - kimwander

어떡하냐 내 인생

 내 나이 28살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정말 빈말이 아니라 어디가서 밥 빌어먹고 못 살 정도로 아무것도 없다. 문과 지방대 나와서 할 줄 아는 건 아무것도 없고, 쓸만한 재능도 없고, 타고난 능력도 없다. 말을 잘해? 외모가 훌륭해? 사교성이 좋아? 예술 감각이 있어? 머리가 좋아? 운동능력이 좋아? 판단력이 좋아? 그냥 아무것도 없다. 솔직히 내가 면접관이어도 이런 애는 안 뽑아. 왜 뽑아 훨씬 좋은 애들이 깔렸는데. 그래, 그럼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무언가를 해야 하지. 그런데 머리가 진짜 돌대가리다. 아예 계산머리가 없어서 진짜 너무 멍청하고, 배움도 느리다. 요즘 뭐 개발? 관련해서 많이 배운다는데, 나는 논리나 수학적 사고가 아예 없고, 단순한 산수도 잘 못해서 솔직히 배로 힘들 것 같다. 그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좀 나한테는 비현실적인 느낌.  이렇다 보니 공무원? 꿈도 못 꾼다. 사실 내가 대학 들어가서 졸업한 것 자체가 신기한 정도. 내가 멍청한 거지 지방대지만 우리 학교, 우리 전공 학생들이 나랑 똑같지는 않다. 다른 사람들은 계획도 세우고,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배우고 산다. 나만 이런 모습인거지. 그래서 그동안 착각하고 살았어. 내가 뭔가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지. 너무 늦게 알았네.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고, 나도 그렇게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앞선 글에서는 나를 찾는다고, 도전하고 용기내야 한다고 해놓고, 하루만에 이렇게 불안함에 떨고있네.  내가 심취해 있는 건 그냥 나 자신이 얼마나 올바르 게 생각할 수 있고, 내가 무너지지 않고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나 그정도. 딱 문과 감성인데, 이런 걸로 인생 살 수 있겠어? 그나마도 탐구력이 약해서 깊게 가질 못하고, 남들 다 아는 정도의 지식이나 교양만 있다. 내 인생 진짜 큰일난 것 같은데 어떡하지.  진짜 누가 돈 줄테니 이런 일이라도 해라, 라고 한다며 바로 할 것 같다. 난

나를 찾아서

 나는 나를 찾고 싶다.  정말 내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모든 건 내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내 인생을 살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도전도, 용기도 없이 살았다.  나이가 들어서야 용기를 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너무 늦었지만, 너무 헤맸지만, 지금이라도 난 무언가를 해야 한다. 목표를 정해서 달리고, 그 지점에 도달해서 끊임없이 나를 발전시켜야 한다.  타고난 우울과 외로움에 반응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고 싶다. 내 친구, 내 가족, 내 연인.  그 모든 걸 잠시만 뒤로한 채 나만 생각하면서 걷고 싶다.  여태껏 이타적으로 살아오진 않았지만, 나란 사람이 그렇다.  사람에 모든 걸 쏟지 않았지만, 그 에너지마저 나에게 쓰고 싶다.  나는 내가 되고 싶고, 그런 나를 찾고 싶다.

너는 배려가 없어. 너 좋은대로만 하면 되니

  정말 화가난다. 왜 너는 나를 이렇게 배려없게 대하는지 모르겠네. 네가 올리는 글들에 내가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봤는지. 아니, 안 해봤겠지. 해봤어도 내가 괜찮다고 생각한건가? 전혀 괜찮지 않아. 어떻게 이상형을 말하며 그런 사람이 나타나길 바라는 걸 그대로 올릴 수 있지? 나는 처음에 이 제목이 무슨 내용인가 싶었어. 그런데 무슨 너랑 잘 맞는 이상형이라면서 그런 사람을 찾는다고 하더라? 내가 남자친구잖아. 근데 이상형을 찾는다니. 내가 보는 공간에 그런 글을 올리다니. 그래, 사실 여기까지는 내 자격지심 같은 거야. 그냥 장난으로 그런 말 할 수도 있잖아.  그런 것도 못하는 건 너무 하잖아. 그래서 괜한 마음이 드는 나를 달랬어. 속상해 하지 않으려고. 그런데 오늘 네가 쓴 글을 봐. 넌 나를 아주 특별한 친구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거야. 네가 나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너는 오늘 친한 남자애를 만나면서 그 애가 테스트 결과가 너의 이상형에 해당한다면서 운명이라고 했어. 그게 너무 화가나. 사실 그거 말고도 네가 그 남자애를 만나서 잘 통한다, 대화가 잘된다, 너무 좋다 이런 말을 하는 게 질투났어. 그런데 이상형이라고, 운명이라고, 나한테 세컨드를 찾았다고 하는 건 좀 아니잖아.  이게 무슨 개소리야? 너는 그걸 보는 내가 웃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아닐텐데, 너도 어느 정도는 불안함이 있었겠지? 그래서 처음에는 없던 '세컨드'라는 말을 넣어겠지. 그게 너의 유머인가보네. 진짜 재미없다. 참 기분 더러운 유머다.  그리고 남자애와 같이 할 리스트 만들면서 들떠있는 마음을 표현하게 너무 싫더라. 네가 왜 신난지 알아. 동네 친구 생겼으니까. 그게 너무 신나는거잖아. 그 마음은 이해하는데 적당히 표현해야 하지 않겠냐? 네가 그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는 걸 내가 보면 되는거야? 아 너 만나기도 싫다. 내가 반대로 했다면 어땠을까? 동네 여자인 친구를 만나면서 너무 좋다, 대화가 너무 잘통한다. 그렇게 말하면 너도 불안하겠지? 그

낙엽

낙엽  떨어지는 낙엽을 보듯 너를 바라본다 아무 미련없이, 그리움 가득하게 - kimwa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