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에 서있었다.

그렇게 남겨진 기분은 어떨까

늘 그렇듯이 주먹을 꽉 쥐게 한다.

마음을 덮치는 슬픔에 동요하지 않기 위함이다.


자신의 선택이기도 했지만

강요된 선택이라고 느꼈다.

왜 이곳에 남게 되었는지

그건 모두의 탓이라고 느꼈다.


그는 더 이상 이곳에서 아무런 존재가 아니다.

얹어졌다 사라지는 것에 불과할 뿐 속한 존재는 아니다.


그러니까 그는 그냥 공백과도 같은 것이다.

건너뛰게 되는 텅 빈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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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w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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