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냐 내 인생

 내 나이 28살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정말 빈말이 아니라 어디가서 밥 빌어먹고 못 살 정도로 아무것도 없다.

문과 지방대 나와서 할 줄 아는 건 아무것도 없고, 쓸만한 재능도 없고, 타고난 능력도 없다.

말을 잘해? 외모가 훌륭해? 사교성이 좋아? 예술 감각이 있어? 머리가 좋아? 운동능력이 좋아? 판단력이 좋아? 그냥 아무것도 없다.

솔직히 내가 면접관이어도 이런 애는 안 뽑아. 왜 뽑아 훨씬 좋은 애들이 깔렸는데.

그래, 그럼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무언가를 해야 하지.

그런데 머리가 진짜 돌대가리다. 아예 계산머리가 없어서 진짜 너무 멍청하고, 배움도 느리다. 요즘 뭐 개발? 관련해서 많이 배운다는데, 나는 논리나 수학적 사고가 아예 없고, 단순한 산수도 잘 못해서 솔직히 배로 힘들 것 같다. 그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좀 나한테는 비현실적인 느낌. 

이렇다 보니 공무원? 꿈도 못 꾼다. 사실 내가 대학 들어가서 졸업한 것 자체가 신기한 정도. 내가 멍청한 거지 지방대지만 우리 학교, 우리 전공 학생들이 나랑 똑같지는 않다. 다른 사람들은 계획도 세우고,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배우고 산다. 나만 이런 모습인거지. 그래서 그동안 착각하고 살았어. 내가 뭔가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지. 너무 늦게 알았네.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고, 나도 그렇게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앞선 글에서는 나를 찾는다고, 도전하고 용기내야 한다고 해놓고, 하루만에 이렇게 불안함에 떨고있네. 

내가 심취해 있는 건 그냥 나 자신이 얼마나 올바르 게 생각할 수 있고, 내가 무너지지 않고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나 그정도.

딱 문과 감성인데, 이런 걸로 인생 살 수 있겠어? 그나마도 탐구력이 약해서 깊게 가질 못하고, 남들 다 아는 정도의 지식이나 교양만 있다. 내 인생 진짜 큰일난 것 같은데 어떡하지. 

진짜 누가 돈 줄테니 이런 일이라도 해라, 라고 한다며 바로 할 것 같다.

난 왜 이런 놈이지. 정말 한심하다. 목표를 정하는 것도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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