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행복하니까 나도 행복하고 싶어

 

이유같은 건 필요없다.

그냥 문득 네가 떠오를 때가 있고, 난 그걸 막지 않는다.

너를 열렬히 원하던 그 시절에 비하면 

너라는 사람은 현재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너라는 향수는 나를 따라다닌다. 

그게 썩 나쁘진 않다.

가끔은 어떤 핑계를 만들어 너를 떠올려낸다. 

마음의 동요는 없고 그저 그시절의 내가 그립다.

너에 대한 아쉬움보다 나에 대한 그림움이 깊다. 

이제 너는 그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가 된다.

네가 너무 특별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그냥 나는 과거의 한 시절을 추억하고, 

그 속의 나를 그리워하기 때문에 나를 잃고싶지 않기 때문에 

너를 떠올리고 나를 그리워한다. 


우연히 본 너의 사진은 참 행복해보였다. 

너와 특별하게 쌓은 관계가 없기 때문에 

너의 행복이 내게 기쁨이나 슬픔을 주지 않는다.

약간의 상처는 있었지만 세월이 오래 흘러 완전하게 아물었다.

그랬다.

그래도 그시절의 같은 추억을 공유했으니까 네가 행복한 만큼 나도 행복해야 할 것 같았다. 

네가 행복하니까 나도 행복하고 싶다.

너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까 

어쩐지 너무 부러웠다.

나도 충분히 행복해도 될 것 같은데, 너만큼 누려도 될 것 같은데

너는 이렇게 잘 지내는 것 같으니까

나도 너무 잘 지내고 싶다. 


그때의 나는 참 사소한 것에 행복하고 사소한 것에 무너지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행복도 절망도 모두 사소하게 오지 않는다. 

그래서 감정이라는 게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넌 얼마나 행복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온전한 행복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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